마이너스 금리
: 금리가 0% 이하인 상태. 시중에 돈을 풀어 침체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정책이다.
요즘 국내 은행 이자가 쥐꼬리라곤 하지만, 그래도 월급통장에 예금하면 연 0.1%는 준다. 그런데 저금리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아 마이너스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보관료 명목으로 수수료를 내야 한다. 또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이자를 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받게 된다. '마이너스 금리 실험'에 나섰던 해외 몇몇 나라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말 그대로 금리가 0% 아래인 상태다. 중앙은행이 지급준비금을 많이 맡긴 시중은행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은행들이 돈을 쌓아놓지 말고 가계와 기업에 많이 풀도록 유도해 경기 부양과 물가 상승을 노리는 정책이다. 2012년 덴마크가 시중은행의 중앙은행 예치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게 시초다. 2014년 스위스와 유럽중앙은행(ECB), 2015년 스웨덴, 2016년 일본 등이 뒤를 따랐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경우는 종종 있었어도 명목금리가 마이너스인 것은 과거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이 불러온 기현상이다.
통상 마이너스 금리는 시중은행과 중앙은행 간의 예금에만 적용한다. 개인과 기업의 예금에는 적용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일반 고객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주면 금융 전반에 혼란이 극심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스위스에서 -0.125% 금리의 개인 예금이 등장하고, 덴마크에서 빌린 원금보다 덜 갚아도 되는 대출이 출시되는 등의 사례도 나왔다.
경기 부양을 위한 극약처방인 마이너스 금리에는 치명적 부작용도 도사린다. 시중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게 대표적이다. 스웨덴은 집값 폭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4년 만인 2019년 기준 금리를 0%로 올렸다. 마이너스 금리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덴마크 은행이 세계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내놨다. 대출받으면 이자를 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빌린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상환하면 된다는 얘기다.
마이너스 주담대 등장은 유럽에서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장기 상품 이자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덴마크의 기준금리는 2012년부터 연 0% 이하로 떨어져 현재 연 -0.6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마이너스 주담대가 은행에 돈을 저축하는 이들에겐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디언은 "위스케뱅크 등은 자본시장에 진출해 기관투자가로부터 마이너스 이자율로 돈을 빌린 뒤 이를 고객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덴마크 은행들의 예금금리는 연 0% 수준인데 조만간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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